올해 개봉한 공포영화들을 소개합니다.  :-)

 

 

 

<데스워터>

애초에 '세밀한 드라마까지' 원한 건 아니었다지만 엉성함을 넘어서서 무섭지도 않으니, 이거야 원!

- 일단 '저주 받은 물'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에 띈다. 하지만 소재의 독특함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링>과 <주온>의 이미지를 답습하고 있다. 그러면서 <링>과 <주온>의 으스스한 공포를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영화 전반을 감싸고 있는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나 '그 물'을 마신 사람이 환각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눈을 자해하는 장면 등은  조금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결핍된 설득력은 공포감마저 상쇄시킨다. <데스워터>의 공포는 수도관을 통해 퍼져가는 죽음의 물을 뒤로한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

지나치게 밋밋한 하우스 호러. 공포영화의 이야기가 이렇게 얌전해서야 어디 매력이 있겠나!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팡 브라더스의 작품이기에 선택한 영화. 하지만 <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는 내가 알고 있던 팡 브라더스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라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포영화로 여겨졌다. 깜짝 놀래키는 몇몇 장면은 충분히 오싹함을 느끼게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하고 밋밋한 이야기는 공포영화의 제 맛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씨 노 이블>

마니아들을 위한 정통 슬래셔 무비. 진부하고 허술한 이야기가 거슬리긴 하지만 호러물로서는 오케이!

- <씨 노 이블>은 호러팬들을 위한 영화이다. 다시 말해, 마구잡이식의 잔혹한 난도질에 비위가 상하는 관객들이나 짜임새 있는 내용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한 영화는 분명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프로레슬링 WWE에서 악명을 떨쳤던 케인이 괴력의 연쇄살인마로 등장한다. 육중한 몸으로 우악스러운 도끼를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무시무시하게 다가온다. 이 영화의 잔인함은 호러물로서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의 <스크림>과 비교해 봤을 때, '그 이상은 없는 일회용'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검은 집>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 솔깃하고 섬뜩한 공포스릴러. 영화의 격을 떨어뜨리는 말미를 제외한다면 꽤 그럴듯하다.

- 겉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지만 '마음이 없는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다. <검은 집>은 꽤 근사한 공포스릴러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접어들 때까지 긴장감 있게 전개되던 이야기가 막판에는 우스워지고 만다. 대중성을 지나치게 고려한 서비스라고도 느껴지는, 영화 후반부 병원 장면 이후의 액션(?)은 통편집을 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해부학 교실>

이야기를 엮는 솜씨가 메스의 날카로움에 못 미친다.

- <해부학 교실>은 해부학 실습실과 카데바(해부용 시체)의 등장만으로도 공포감을 유발시킨다. 한밤중에 해부학 실습실에 혼자 갇히게 된다는 설정은 상당히 오싹하다. 공들인 듯한 세트는 세련되어 보이고, 공포의 타이밍이나 표현 또한 깔끔하다. 하지만 장황하게 펼쳐 놓은 이야기는 길을 잃고 헤매다가 결국 엉성한 봉합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등장인물들과 카데바의 과거사를 엮는 내러티브가 공감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점은, 이 영화의 눈감아 줄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자리하고 말았다.

 

 

 

 

 

<기담>

매혹적인 영상미 속에 녹아 있는 섬뜩하고 애틋한 이야기. 아름다운 공포!

- <기담>은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세 가지의 에피소드가 매끄럽게 녹아 있는 영화이다. 그간 우리의 공포영화가 반복해 왔던 진부한 공식을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담>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촘촘히 살아 있고, 영상미와 영화의 전반을 흐르고 있는 정서 또한 꽤 매혹적이다. 공포 지수가 조금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몇몇 장면은 충분히 섬뜩하다. 특히 중얼거리는 귀신(일명, 중얼귀신)의 등장은 너무나 무서워서 혼이 빠질 지경! 이때 아역배우의 공포에 질린 연기가 실로 압권이다.

 

 

 

 

 

<얼터드>

눈높이를 조금만 낮춘다면 저예산 B급 공포의 면모를 유감없이 즐길 수 있다.

- <얼터드>는 <블레어 윗치>로 알려진 에두아르도 산체스 감독의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외계생명체와 펼치는 처절한 사투가 시종일관 긴장감을 자아낸다. 대여섯 명의 인물만을 등장시켜 한정된 공간에서 만들어 낸 이 저예산 공포물이 영화적 완성도 측면이나 상업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미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기대한 만큼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여진다. 전작 <블레어 윗치>의 기발한 속임수 같은 건 없다. 대신 <얼터드>는 솔직하게 드러내 놓고 즐기고자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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