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한계는 어디인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하면서, 전 세계는 SF의 세상속으로 푹 빠진 것 같다.
다들 지금의 어딘가가 허전한 지금의 삶에 판타지 작품으로 나마 채워보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또한 그러하고.
어쨌든 아바타의 존재는 SF라는 장르를 꽤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참 반가운 영화였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SF물 한편 봤다는 기분.
타이타닉 이후로 10년동안 다큐멘터리만 찍어대시더니 결국 이런 대작을 들고 돌아오셨다. 정말 감사하다. 특히나 SF라니.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을 만든 장본인 이전에 에일리언2와 터미네이터의 감독으로 더 익숙하다. 또 그 영화들을 보고 많은 걸 느꼈었고.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SF란 장르는 각별한데, 그 중에서 유난히도 좋아하는 영화가 바로 이 것이다.

가타카, Gattaca
90년대 말에 나온 에단호크 주연의 영화이다.
비록 외계인이나 드넓은 우주를 보여주진 않지만, 인간 대 과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묵직한 감성으로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감독은 앤드류 니콜.
가타카가 감독 처녀작이고 그 이후에도 그리 많은 영화를 찍진 않았다.
또한 감독이면서 각본가로도 활동중인데, 그가 쓴 각본들 중에서 맘에 들었던 것은 터미널과 트루먼 쇼.
자칫하면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묵직하게, 가슴에 콱 와닿게 참 잘 다루는 것 같다.
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일까,
나도 학창시절 입시 공부를 하면서
애초에 시작선부터 다르지 않느냐, 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힌 적도 있었다. 객기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 때의 나에겐 정말 큰 일 이었으니깐.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체제에 조용히 순응하여 살게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차별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가타카의 세상은 어떠한가.
과학이 사람의 인생을 지배하는 세상, 인간의 운명은 태어날 때 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좌지우지된다. 무슨 병을 앓게 될지, 탈모가 있을지, 몇살에 죽을 지도 알려준다.
그런 세상에서 주인공인 에단호크는 온갖 열성 유전자는 다 갖춘 운명을 가졌다. 키도 작고 이빨도 고르지 않고 눈도 나쁘다. 심지어 30대에 단명할 것이란다. (물론 배우인 에단호크는 끝내주게 멋있다만)

그런 그도 꿈 꾸는 것이 있다. 바로 우주 비행사.
안타깝게도 그는 애초에 지원 자격에 미치지도 못한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대응할까?
그도 그 시스템에 순응한다. 단 조금 다른 방향으로. 너무 순응해서 탈이라고 할까, 지원 자격에 미치기 위해 뼈를 깎는 수술까지 하여 키를 높히고, 항상 우성 유전자를 인증해 줄 수 있는 혈액을 소지하고 다닌다.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그. 우주 항공사 가타카의 가장 우수한 인력으로 손꼽히는 제롬 머로우로 살아간다.
빈센트 쓰고 다니는 제롬 머로우란 가면은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다. 유진과의 합작품이다.
브로커를 통해 만난 유진. 그는 빈센트와는 달리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다. 사회의 모든 계급이 유전자로 결정되는 세상. 빈센트와 같은 열성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신분 상승을 위해 우성 유전자를 브로커들을 통해 얻는다.
제롬은 우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사고로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되었다.
초반엔 까칠하디 까칠한 그였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빈센트를 바라보며, 그와 교감을 하며 서서히 변해간다.

영화의 결말은 특별할 것이 없다.
빈센트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드디어 우주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다.
반전도 없고 참 밍밍한 엔딩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앞선 2시간 동안 보여줬던 빈센트의 이야기를 되돌아본다면, 전혀. 정말 완벽한 결말이었다.
드넓은 우주속에서 나는 특별한 존재임을 이 영화는 알려주고 있다.
이 영화의 주제는 그야말로 꿈은 이루어진다, 이다.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의 창조물은 역시나 헛점이 존재한다는 것. 가타카의 세계에선 과학을 맹신하고 있지만 결국 에단호크라는 한 인물에 의해 완전히 넉다운 되지 않았던가.
새해 첫 영화인데, 한해 다짐을 위해선 정말 제격이었던 것 같다. 몇번을 봐도 그 감동은 여전하다.
바빠서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이 가타카의 블루레이가 출시되었더라.
이런 건 사주는게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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