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심 이케부쿠로(池袋), 60층짜리 명물 빌딩 선샤인시티에는 수족관이 있습니다.

우리로 치자면 서울 명동이나 부산 광복동, 광주 충장로 정도의 위치에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수족관이 있는 셈입니다. 이름하여 선샤인 국제 수족관.

도심 한가운데, 전철로 쉽게 갈 수 있고, 한 건물 안에 전망대와 실내 테마파크 <남자타운>, 박물관, 

쇼핑센터, 호텔까지 갖추고 있어 언제나 가족단위 나들이 객과 여행객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도쿄 이케부쿠로의 60층 선샤인 빌딩. 선샤인씨티 혹은 선샤인 60이라 부른다.>

그렇다고 선샤인수족관이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작지 않다고는 해도 교외의 대형 수족관, 최신식 해양 테마파크와는 비교가 안되는 크기,

1978년 개관했으니 올해로 만 30년이 넘는 역사가 말해주듯 시설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는듯 선샤인수족관은 언제나 새로운 기획과 아이디어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2008년 연말과 2009년 새해를 맞아 손님을 끌어 들린 이벤트는 이름하여 '아쿠아 환타지아'.

2008년 11월 28일부터 2009년 1월 25일까지 개최된 이 이벤트는,

생물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수족관 본연의 가치보다는 '보는 즐거움'을 위해

'빛과 생물이 융합된 아름다움'을 주제로 내걸었습니다.

이름하여 '선샤인 아쿠아 환타지아(Sunshine Aqua Fantasia), 일루미네이션에 물든 환상 수족관'.

보존과 관찰보다 관람의 측면을 더 강조하기 위해 별도로 수조를 만들고, 특수 조명을 설치하고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특이하고 재미나게 생긴 수중 생물들을 모아 전시를 한 것입니다.

<선샤인 수족관 입구. 선샤인시티 빌딩의 별관 격인 월드 임포트 센터 옥상에 자리하고 있다.>

 

선샤인 국제 수족관의 입구. 메인 수족관은 입장권을 끊고 왼쪽으로 입장하게 되지만

특설 이벤트, '아쿠아 환타지아'는 입구 맞은편 약 50여평의 별도 공간에 마련되었습니다. 

<아쿠아 환타지아 입구> 

 

입구를 장식한 수조. 흔하게 보는 수조가 아닌가 싶었는데 재미난 물고기를 그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네발 달린 물고기 '우파루파'. 

<우파루파라 불리는 네발 달린 물고기, 액솔로틀(Axolotl). 멕시코산 도룡뇽의 일종이다.>

'Ambystoma mexicanum'라는 학명을 가진 우라루파는 액솔로틀(Axolotl)이 정식 이름입니다.

아기 공룡이 걸어가듯 물 속을 네발로 유영하는데다 의외의 귀여운 용모로 애완용으로 인기가 높은데,

멕시코 중부가 주서식처입니다. 마구잡이 포획과 호수 개발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네발 달린 '물고기'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도롱뇽. 점박이 도룡뇽의 일종입니다.

 <아쿠아 환타지아의 메인 전시물, '아쿠아 트리(Aqua Tree)'>

아쿠아 환타지아 한 가운데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겨냥한 '세계 최초의 아쿠아 트리'가 있습니다.

2008년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장식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수조를 만들고

그 안에 클론피쉬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물고기들을 넣어 뒀습니다.

물고기들의 입장에서야 썩 좋은 생활 환경이 아니겠지만 겉보기에는 탄성이 나오는 디자인입니다.

겉으로 흘러 내리는 물과 노란색, 파란색 물고기들의 색깔이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세계 최초의 아쿠아 트리를 구경하고 안 쪽으로 돌아 들어 가면 

재미난 물고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아름다운 조명과 재미있는 생김새의 수중 생물들이 기가 막힌 구성으로 보여집니다.

<투명 물고기 글라스 캣 피쉬(lass Catfish)>

처음 눈에 띄는 것은 투명 물고기 '글라스 캣피시(Glass catfish)'.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지에 사는 민물고기로 메기의 일종입니다.

왜 저렇게 생겼는지, 왜 저렇게 투명하게 보여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투영되는 조명으로 물고기 한마리 한마리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투명 물고기 글라스 캣 피쉬(lass Catfish)>

 

특이하게 생긴 수중 생물 자체로도 재미있는 전시를 연출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물을 연상시키는 물고기들로도 재미있는 구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락없는 탁구공 모양의 금붕어 '핑퐁파(Pingpong par)'>

 

진주린 금붕어의 일종으로, 탁구공에 꼬리를 달아 놓은듯한 금붕어 '핑퐁파(Pingpong par)'로는

일본 정월의 풍습인 강물에 등불 바구니 흘려보내기의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호랑이를 닮은 물고기 골든 트래발리(Golden trevalley)>

호랑이 무늬를 닮은 물고기 골든 트래발리(Golden trevalley)는

연말연시의 선물 포장으로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둥근 수조에 포장용 장식 끈을 예쁘게 묶어 놨는데, 물고기 스스로가 포장된 예쁜 선물처럼 보입니다.

어렸을 때 상어, 가오리같은 사나운 물고기들 옆을 졸졸 따라 다니며 사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 자라면 무늬가 사라지고 은색이 됩니다. 

<투명 물고기 '자이안트 글라스피쉬(Giant Glassfish)'>

 

또 하나의 투명 물고기 '자이안트 글라스피쉬(Giant Glassfish)'입니다.

내장과 뼈가 모두 들여다 보이는 신기한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성질이 대단히 온순해 난폭한 물고기들과는 섞어 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일부러 색소를 주입해 '칼라 글라스피쉬'라는 품종으로 개량한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전시는 아지자기하게 이어졌습니다.

<세배돈과 선물, 연하장 속의 물고기 등을 연상시키는 물고기들로 재미있는 구성을 한 수조>

<악보 모양의 구조물로 악보의 음표가 되어 버린 해마>

<대관람차, 페리스 휠(Ferris wheel) 모양의 수조>

<선물 상자 모양으로 꾸며진 수조>

넓지 않은 전시관이지만 보는 내내 재미있는 웃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그럴듯해 보이는 수조와 물고기와 이런 저런 이미지들.

그러다 문득, 저렇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 생물이란 생각이 미치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발이 넷이어서 마치 강 바닥을 기어 다니는 장난감 괴물처럼 보이건,

투명해서 뼈와 내장이 다 드러나 보이건,

선물 포장지를 닮아 선물상자처럼 보이건,

탁구공과 등불처럼 여겨지건 그것은 오로지 우리네 인간이 그렇게 보고 착각하는 것일 뿐.

그렇게 생긴 채로 태어나 삶을 꾸려가는 그들 수중생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그저 그들만의 오롯한 생김새며 개성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그럴듯한 의미를 붙이고 비슷한걸 연상해 내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 하는 인간들.

우리가 옷을 입고 있다해서 그들의 벌거벗음을 왜 흉보고 신기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노란색 포장지에 끈을 둘러 장식한다고 그리 생긴 물고기를 왜 선물상자라 불러야 할까요?

손님들을 끌어 당기기 위해, 보다 신기한 것을 제공하고 

유명해지고 성공하기 위해 집요하게 그들을 찾아내고,

이름을 붙이고, 장식하고 전시하는 우리 인간들.

조명과 플라스틱 장식물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불편한 환경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재미난 볼거리'를 위해 두 눈 질끈 감는 우리 인간들.

스스로를 돌아 보며

이토록 신기한 자연의 흔적들을 목격하며

그들 앞에 감탄과 탄성을 늘어 놓으며

아... 인간이 이렇게 집요하기도 하구나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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